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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북곽

시험 복기

왜 이런 글을 쓰는가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2-2학기 1차 지필고사가 끝이 났다. 방학에 있었던 여러 알고리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PS에 흥미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아마 내신에 가장 집중할 수 있었던 시험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효율적인 내신 공부법',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조건', '앞으로의 PS 공부 방향' 등을 계속 고민했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내신을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내신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별로 좋은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라는 말처럼 애초에 효율적인 공부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시험을 보기 전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은 몇 가지 있다.

 

나는 이과 과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론이든 간에 그 이론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문제가 어떻게 변형되고 응용되어서 나오더라도 항상 풀이를 떠올릴 가능성이 생긴다. 어려운 문제의 풀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의 기반이 되는 이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엄청난 아이디어를 요구하거나, 심각하게 꼬인 문제가 출제될 수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어차피 극소수만 맞는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범위 내의 이론을 충분히 공부했다고 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전교에 차고 넘치니 선생님들은 점수의 고른 분포를 위해 문제를 어렵게 낼 수 밖에 없고, 결국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풀 수 있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속도와 정확성은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생각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많은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면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다. 사실 필자의 경우에는 문제를 거의 안 풀어볼 정도로 게을러서 속도를 과감히 포기하고 정확도를 챙긴다.

 

 

시험에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100점이 잘 나오지 않는 과고에서는 사실상 후회 없는 시험은 없다. 그럼에도 문제를 잘못 읽거나 계산을 틀리거나 풀이 과정에서 무언가를 놓치는 등의 실수가 나온다면,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속상하고 자기 전까지 생각난다. 이런 실수만 최소화해도 전교권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친구들이 실수를 한다.

 

이번 수학 시험은 평소보다 쉽게 출제되었다. 맞은 사람이 한두 명 정도로 추정되는 문제가 하나 있었지만 배점이 작았고, 나머지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1번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구해야 하는 답 중 하나를 제대로 구하지 않았다. 시간이 촉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만 침착하고 문제를 내 마음대로 해석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맞을 수 있는 문제였다. 매 시험마다 문제를 대충 읽는 습관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

 

생물 시험도 쉬운 편이었고, 기대 이상으로 많이 맞았다. 평소에는 꼬인 문제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나머지 문제에서도 간간히 실수를 했었지만, 이번에는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성급히 접근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며 차근차근 해결하니 시간도 줄이고 답도 맞을 수 있었다.

 

물리 시험은... 역대급으로 망했다. 쉽다는 평이 많았지만 나는 지금껏 보지 못한 점수를 받았다. (아직 점수가 나오진 않았지만 뭐...) 원인은 성급한 접근과 시간 조절 실패 정도인 것 같다. 7문제를 50분동안 풀어야 하는 시험에서 1번에 20분을 쓰고 심지어 틀렸다. 배점이 상당히 커서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뇌절을 거듭함에도 버리지 않고 계속 잡고 있었고 결국 전체적인 시간 부족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답이 없을 정도로 부족해지면서 나머지 문제들은 뇌를 거치지 않고 풀었고, 당연하게도 많은 실수가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1번도 차분히 생각했다면 자연스럽게 답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문제였고, 나머지도 별 문제 없이 해결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물리만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1번 문제의 흐름을 읽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계산도 말을 듣지 않으면서 시험째로 말아먹었다. 모든 문제를 맞아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화학 시험은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문제들이 출제되어서, 답지에 논란이 있는 문제를 제외하면 딱히 실수는 없었던 것 같다.

 

 

CP와의 연관성

 

사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전부 PS, 자세히는 CP에도 해당된다. 문제를 대충 읽거나 문제에 성급하게 접근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문제에 집중하되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풀이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본인의 점수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험을 반면교사 삼아 기말 전까지 코드포스 레이팅을 최대한 올려보려고 한다. 버추얼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다른 CP 사이트인 앳코더도 병행해볼 생각이다. 이번에 내신 대비를 조금 진지하게 했는데, 마냥 재미가 없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다음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PS와 내신을 모두 챙기는 법을 아시는 분은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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