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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st/KOI

KOI 2021 고등부 후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했다. 뭐라고 핑계 댈 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 망해서, 딱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냥 내가 한심하고 바보 같다, 이 정도.

 

적어도 동상은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골플 쓱싹하면 되는데 뭐가 문제지?' 이런 마인드였다.

시험 전날에도 다이아가 수월하게 풀려서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뭐 때문인지 문제를 풀어나갈 길이 보이지 않았고, '침착하자'고 스스로를 격려해도 머릿속에는 침착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플레는 커녕 골드도 접근조차 하지 못한거나 다름 없다.

 

이렇게 이번 코이의 '진'목적이었던 계절학교행 티켓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교육생 선발 1차에서 떨어졌을 때부터 '괜찮아~ 코이 잘 보면 되니까~'라는 생각으로 코이만을 기다려왔지만, 그 기회를 내가 걷어차 버렸다. 솔직히 많이 아쉽고, 슬프고, 화난다.

 

 

한숨만 나오는 점수다. 87점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77점이다. ㅋㅋ 장려는 받을 수 있을까...?

 

1. 헬기 착륙장

최소외접원의 그 문제가 생각난다. 일단 dp처럼 생기긴 했다. 문제는 시간복잡도가 보장될 만한 dp식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충 naive하게 $O(N^{2.5})$에 풀면 41점을 받을 수 있고, 난 여기서 생각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다른 문제에 시간을 많이 쓴 탓에 고민을 오래 하지 못한 것이 원흉인 것 같다. 다른 걸 다 제치더라도 1번은 맞고 갔어야 하는데, 내가 멍청했다.

 

2. 그래프 균형 맞추기

기본적으로 삼분탐색이 가능해 보이고, 사이클이 존재하면 생각이 어려워진다. 일단 트리일 때는 항상 가능하므로 빠르게 섭테를 긁자고 생각했는데..... 10점 밖에 안 긁어진다. 삼분탐색 코드를 잘못 짰나 싶어서 이리저리 바꿔 보았는데도 TC1에서 막힌다. 삼분탐색이 불가능(할리가 없는데)하다고 판단하고 접었다. $N=M$ 인 경우는 홀짝에 따라 케웍+삼분탐색해주면 되는데 이것도 틀린다. 코드를 몇 번을 바꿔서 제출해도 계속 틀리니까 진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섭테도 안 긁어지는 마당에 정해를 고민할 겨를은 없었고, 16점도 겨우 받고 마무리.

대회가 끝나고 들은 바로는 삼분탐색의 범위가 문제였다. $-10^{9}$ ~ $10^{9}$ 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적어도 $-10^{12}$ ~ $10^{12}$ 는 되야 한다더라. 난 왜 범위를 바꿔볼 생각을 안 했을까? 10점만 긁혔으니 값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운 수순일텐데, 너무 멍청했다.

 

3. 가장 긴 공통 괄호 문자열

1차에 이어 2차에도 뭐같은 문자열이 나왔다. 올바른 괄호열의 판별은 코포에서 충분히 해봤기에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으나 어림도 없었다. $A=B$ 인 섭테가 가장 만만해 보였고, 문자열을 함수로 모델링하면 소방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풀 수 있는데 왜 틀리는지 모르겠다. 맞왜틀 엄청 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정해는 대충 해싱일거라 예상을 했지만 자신이 없었고, 막판에 상수 작은 $O(N^{5})$ 네이브를 짰는데 예제도 못 맞추고 끝났다.

 

4. 맛집 추천

어려운 트리 dp처럼 생겼다. 일단 1번 섭테는 1차원 dp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2번 섭테는 정말로 naive를 짜면 되는데, bfs를 돌리는 $O(N^{2}2^{N})$ 코드는 TLE가 나고 lca를 이용하는 $O(N^{2}2^{N}logN)$ 은 긁히더라.

 

 

 

섭테를 빠르게 긁고 정해를 고민해야 하는 시험이었던 것 같다. 1번부터 말려서 멘탈이 터졌고, 여러 부분을 놓쳐서 섭테조차 긁지 못한 것이 컸다.

주변의 기대에 조금도 미치지 못해서 죄송하고.. 미안하고.. 부끄럽다...

 

 

 

ps. 생각해보면 중2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나는 당시에 다니던 CMS에서 수학을 잘하기로 유명했고(우물 안 개구리였지만),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캠오 금상은 가능할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말리면서 시험을 그냥 말아먹었고, 결국 장려상도 받지 못했다. 지금도 시험이 끝나자마자 망했음을 직감하고 몇 시간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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