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노 작가의 두 작품 '죽음에 관하여'와 '남과 여'를 감명 깊게 봤었기에 이번 연재작도 조금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초반 주인공이 주제에 맞지 않는 인싸들과 놀며 절친들과 멀어지는 것이 뭔가 불편하고 지루해서 하차했다. 그리고 최근 시즌 1이 끝나고 갑자기 인기가 많아졌길래 다시 보기 시작했고, 이틀 만에 정주행을 마쳤다. 순위가 상승한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지만 학원 로맨스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나는 지금까지 럽코물을 보면서 내 처지가 딱하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애니는 대부분 비현실적이고 내 삶에 투영할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웹툰도 내가 응애일 적인 0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공감 가지 않는 부분은 꽤 있었다. 그래도 주인공 그룹이 살아가는 모습은 내 중학교 때와 똑같더라. 나는 별이삼샵을 보고 스스로 '공부의 길'을 택한 것을 처음 후회했다. 이제 나에게 저런 풋풋한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테니까. 공부에 목숨 걸지 않았더라면 나도 저만큼 즐겁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똑똑하다는 이유로 인생에서 가장 활기 넘칠 시기를 책상에 앉아서 보냈다. 당시에는 그게 나를 위한 일이라고 스스로 다독였지만, 그 생각이 맞았는지는 아마 긴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옳은 선택이었다고 해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웹툰으로도 내게 이 정도의 후유증을 안길 수 있구나. 2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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