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2차 티켓팅을 모두 장렬하게 실패하고 멘탈이 많이 깨졌었다. 비록 요아소비가 최애는 아니지만, 모르는 곡이 없을 정도로 요아소비와 요아소비의 곡들을 좋아했다. 그런 요아소비가 첫 내한 공연을 하는데 내가 가지 못한다니... 현실을 믿기 힘들었다.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두 달간 거의 매일 10분씩 취켓팅을 했다. 취소표를 구경조차 못했기에 취켓팅이 성공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고, 단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훗날에 '취켓팅이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가 클 것 같았다. 그렇게 공연이 일주일 정도 남았을 즈음, 취소표가 갑자기 많이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암표상들이 슬슬 티켓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때부터 취켓팅 시간을 늘렸다. 시험 5개가 코앞이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정확히 공연 일주일 전인 12월 10일, 밤에 한 30분 정도 새로고침을 하고 있을 때였나, 급작스럽게 취소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의 실수가 있었지만, 같이 노리고 있던 사람이 없었는지 다행히도 티켓을 잡을 수 있었다. 위치는 M구역 16열, 그야말로 콘서트장의 맨 끝이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내가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콘서트 내용과 나의 행적은 아무래도 주접이 심할 것 같아서 글로 쓰지 않겠다. 다만, 이쿠라는 정말 이쿠라였고, 히카루는 정말 히카루였고, 자쿠로는 자쿠로 이상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어도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공연이었다. 콘서트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지 않았고, 위의 사진들은 어디서 주워 온 것임을 밝힌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꿈을 꾸는 것 같았지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이 정말 기뻤다. 한국에 와서 이렇게 콘서트를 열어준 요아소비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언젠가 일본에서 다시 만날 것임을 확신한다.
p.s. 맨 뒤라 그런지 밴드 사운드가 매우 아쉬웠다. 베이스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보컬도 막 귀에 콕 박히고 그러지 않았다. 앞 자리가 그래서 중요하구나 싶었다. 물론 이건 화정 체육관이어서 그럴 수 있는데, 애초에 한국에 밴드가 공연하기 적합한 장소가 없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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